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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니언 일본전문가

[기획연재] 한국과 일본이 하나가 되다! <미야자키 재즈클럽"Pole Pole" 탐방기>


<전원 속의 재즈클럽, 그 곳에서 한국과 일본이 하나가 되다 >           - 한일저널 6월호 기재

2011
5 20일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한 미야자키에 간다.  도쿄나 오사카, 교토 등은 일본의 여러 곳을 가보았지만 미야자키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야자키는 일본의 남국이라는 데 어떤 느낌일까?  살짝 기대가 된다.

이번 출장을 가는 이유는
2011 8 28일 미야자키에서 개최하는 한일 Dance Festival in Miyazaki” 준비를 위해서이다.  이번 이벤트는 일본의 국제이문화교류협회(
國際異文化交流協會)에서 주최하는 데 카도가와 이와오(門川以和男)씨가
그 대표이다
.  카도가와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빅터레코드사에서 프로듀서로 수십년간 일했던 분인데 이제는 은퇴후 화가로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이벤트기획도 병행하고 있다.   나와는 올해 1월에 만나 의기투합해서 이번 미야자키 페스티벌에 한국측 프로듀서로서 참여하기로 했다.  



한일 Dance Festival in Miyazaki” 는 올해가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먼저 시작하지만 차츰 참가국 수를 늘려서 아시아, 더나아가 인터내셔널 문화 페스티벌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 내용은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댄스팀(플라밍고댄스, 스페니쉬댄스, 밸리댄스,한국고전무용 etc)이 공연을 하고 음악은 한국과 일본의 재즈아티스트로 구성된 재즈빅밴드가 담당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한국의 재즈 아티스트로서 현재 신예 재즈보컬리스트로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허소영씨가 참가하게 된다. 


23일의 이번 미야자키 출장에서 낮에는 8월 이벤트를 위해 두곳의 미야자키 방송국(MRT, UMK), 다양한 전문가그룹, 스폰서기업 등의 관계자와 미팅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미야자키에 있는 한 재즈클럽에서 미야자키의 대표 재즈뮤지션들과 함께 세션도 하고 그들의 공연을 관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들의 재즈공연문화
, 재즈뮤지션과 관객들의 인간냄새나는 소통, 앞으로 한국과 일본의 음악교류 등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번 컬럼은 이에 대한 경험과 소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2011 5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미야자키공항에 오전 1140분에 도착을 했다. 서울에서 떠날 때에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윽고 도착한 미야자키에서도 가녀린 빗방울로 나를 맞이한다. 야자수가 즐비한 남국의 풍경에 가벼운   빗방울마저 더해지니까 더욱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겼다.  미야자키는 큐슈에 속한 현으로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남국을 연상케하는 자연으로 일본에서는 신혼 여행지로 손꼽힌다 


공항 검사대를 통과하니  일본측 대표 프로듀서인 카도가와씨가 마중나와있다.  4개월만에 재회다.
 

도착하자마자 카도가와씨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발빠르게 움직였다.  23일의 짧은 일정동안 많은 미팅과 일을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 카도가와씨는 중간에 시간낭비가 없도록 이번 이벤트를 위한 관계자들과의 미팅스케쥴을 잘 잡아놓았다. 역시 합리적이고 꼼꼼한 일본인답다.  오후 5시까지 미야자키 방송국들을 돌면서 관계자와 수차례 미팅을 했다. 그 후 저녁시간에는 미야자키의 재즈클럽에 일정이 잡혀져있었다.



이 곳 미야자키에는 재즈클럽이
2곳이 있는데 내가 간 곳은 그 중 하나인 재즈클럽 폴레폴레(Pole Pole)” .  도심지가 아닌 전원적인 풍경속에 위치한 재즈클럽이었기에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이 재즈클럽의 주인장은 미야조노씨로 드럼연주가이기도 하면서 이번 8월에 주최하는 댄스페스티벌에서 연주를 할 재즈 빅밴드팀의 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5년전에 이곳에서 재즈클럽을 1년 정도 시간에 걸려서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외형도 매우 세련되어 있으면서도 주변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룬다.  하지만 아무래도 도시가 아닌 농촌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재즈클럽에 오는 관객수가 그다지 많지는 않다고 한다.  그래서 재즈클럽옆에는 가라오케교실을 내어서 일반인의 노래교습을 수익원으로 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다했다.  수강생들 중에서 처음에는 재즈를 잘 몰랐다가 가라오케교실에서 노래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재즈를 접하게 된다고 한다. 


오후
6시 좀 넘어서 폴레폴레(Pole Pole)” 에 도착했다..  그들의 요청으로 나도 게스트로 세션에 참가하기로 했기 때문에 리허설이 있었다. 재즈클럽 문을 열고 들어서니 3인의 재즈뮤지션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오니시 요스케(piano), 카미자키 미추루(guitar), 마츠자키 카요코(vocal)이 바로 그들로서 현재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재즈뮤지션이다.  나를 아주 반갑게 맞이해준다.

 


5 20 PM 7:00 손님이 조금씩 입장하기 시작한다.  공연하는 재즈뮤지션의 팬에서부터 초대되어서 온 사람, 가라오케교실 수강생들, 포스터를 보고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얼추 50명 정도 그다지 넓지 않은 객석을 다 채웠다.

오니시 요스케(piano), 카미자키 미추루(guitar)씨가 올라와서 듀엣으로 연주를 시작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관객들과 소통을 하면서 공연을 하는 풍경이다.   한국에는 사실 재즈클럽이 서울에 거의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 활성화되어 있는 재즈클럽은 5~6곳에 불과하다.   홍대근처에 있는 에반스나 대학로의 천년동안도”, 그리고 압구정의 원스인어블루문에서 많은 재즈공연이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주로 일방적인 연주위주로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곳 미야자키는 지역사회라는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공연하는 재즈뮤지션이나 이를 관람하는 관객이나 하나의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과 나누면서 재즈연주를 하는 것이 무척이나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음악이 그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다고 할까? 음악을 단지 특정한 때에 보러가는 대상만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서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는 느낌말이다.

연이어 미야자키의 대표 재즈보컬리스트 마츠자키 카요코씨가 무대에 오른다.  역시 미모의 여자보컬리스트가 부르는 재즈는 재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가는 매력이 있다. 재즈스탠더드에서부터 팝, 일본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시종일관 사로잡는다. 그리고 무대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 
한국에서 온 준(JUN)상입니다.”  게스트로 중간에 몇 곡을 보컬로서 함께 참여했다. 뜨거운 박수로 낯선 이국땅에서 온 남자를 응원해준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그들의 따사로운 눈길이 느껴졌다.

 


이렇게 모든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돌아간 후 소위 일본식 뒷풀이가 펼쳐진다.  한국의 재즈클럽에서는 보지 못하는 광경이다. 이 곳 재즈뮤지션과 스탭들, 그리고 일부 친분이 있는 관객 등은 공연이 끝나면 남아서 꼭 늦은 식사를 함께 하고 술잔도 나누면서 이런 저런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음악이야기 등을 나눈다고 한다. 그 날은 재즈클럽 스탭과 공연 응원차 온 다른 재즈뮤지션들이 함께 만든 크림스튜가 메뉴였고 일본식 소주와 와인을 곁들였다.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역시 이 행위는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람과 사람이 서로 교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 매우 좋은 방식이다.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나도 낯선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들과 함께 동화되었다.  이런 즐거운 시간이 거의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지속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엔딩 사진을 함께 찍었다.

 


미야자키는 지방이고 재즈클럽
폴레폴레(Pole Pole)”가 위치한 곳은 어찌보면 시골이다.  한국에서는 사실 시골의 재즈클럽이란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시골에 이렇게 멋진 재즈클럽이 있고 또 이 곳에서 이렇게 음악과 사람들의 아름다운 소통이 일어난다는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뒷풀이가 끝나고 숙소인 호텔로 가기위해 재즈클럽밖으로 나왔을 때 더욱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캄캄한 밤하늘이 시야에 펼쳐진 것이다.  서울에서 재즈클럽을 나오면 휘황찬란한 술집 네온사인과 휘청거리는 취객들이 넘실대는 데 이 곳은 마치 무공해 유기농 자연을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삶과 예술은 어쩌면 닮아있는 지 모른다. 소박한 미야자키의 자연을 닮아있는 미야자키 재즈뮤지션의 재즈선율을 들으면서 또 그들이 스타로서의 뮤지션이 아닌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사람으로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앞으로 이들과 한국의 재즈뮤지션과의 교류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도쿄의 세련된 재즈뮤지션과의 교류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때묻지 않은 무공해 자연속의 미야자키 재즈뮤지션과의 교류도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눈빛에서 한국 시골의 인심좋은 옆집 아저씨같은 정겨움과 따스함을 읽을 수 있었다
. 1년에 3~4차례 서로 초청해서 오고 가면서 함께 연주하는 기회를 만들자고 이들과 뜻을 모았다.  서울과 미야자키 밤하늘에서 펼쳐질 한일 재즈뮤지션들의 음악과 삶의 이야기, 생각만 해도 멋지고 행복하다.  그 때 독자 여러분들도 꼭 보러와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