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오늘은
"이 시대에 아수라백작이 되어야 하는 이유.”
라는 테마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삶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 혹시
아수라백작이라고 아십니까?
한국에 로보트태권브이가
태어나는데
모티브를 제공했던
일본에서 제작된
"마징가Z" 라는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지금 중년세대라면
어렸을 적에 한번쯤은
마징가Z와 로보트태권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로
친구들과 실랑이를
벌였던 기억이 있을겁니다.
▶그 만화속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어린시절 제 흥미를
유별나게 끈 것은
오히려
주연급 캐릭터보다는
조연급이자 악당의 역할인
아수라백작이었습니다.
아수라백작은 한몸뚱이 안에
반은 남자, 반은 여자로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늘 재미있게 지켜봤던 것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마치 토론하듯이
이 한 몸뚱이에 있는 남녀가
각자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합의를
보았을 때는 마치 코러스하듯이
남녀의 목소리로 동일한 대사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재즈뮤지션들은
기본적으로
아수라백작입니다.
아수라백작의 구성요소가
남과 녀라고 한다면
재즈뮤지션은
백인과 흑인,
유럽문명과 아프리카문명,
좌뇌와 우뇌의 융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재즈란 음악을
아주 간단히 말하면
흑인의 리듬감과 원초적인
아프리카적 요소가
백인의 화성, 멜로디와
세련된 서구적 요소가 만나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흑인의 특성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백인의 특성이
융합되면서 다양한
재즈가 잉태되게 된 것이죠.
▶몸의 직관과 본능에
의존하며 살아왔던
흑인이
어느 날 낯선 서구의
환경과 그들의 이성적이고
세련된 음악과 도구를
접하면서
흑인 특유의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만들어진
음악이 재즈의
모태가 된 것이죠.
▶흑인들이 이렇게
자신들 몸의 본능적 감각과
타고난 리듬감으로
음악을 연주하면
백인들이 그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하나의 이론을 만들어서
적용시키고
그것을 다시 흑인이
받아들여 다시 진화하는
사이클.
한마디로
흑인의 본능과 직관,
백인의 이성과 지성,
이 둘사이의 변증법적인
관계로 재즈가 발전해온
것입니다.
▶따라서 초기 재즈뮤지션중
흑인들은 대체적으로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그들은 자신의 아주 좋은
"귀" 와 몸의 감각에 의존해서
연주를 했다고 한다면
백인들은 분석후 이론화한
음악적 지식과 체계화된 훈련에
의존해서 연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재즈뮤지션은
이 두가지가 다 믹스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에 따라 좀더
흑인처럼 직관적 성향(우뇌)이
강한 사람이 있고
백인처럼 이성적 성향(좌뇌)이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 배합비율에 따라
그 재즈연주가의 색깔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이 아수라백작을
우리 삶과 비즈니스에 적용해볼까요?
우선 먼저
제 개인적인 체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타고난 것이
우뇌형 인간입니다.
제 외가쪽에 할아버님형제가
세분 계시는데
첫째 할아버지가 작가
둘째 할아버지가 화가
셋째 할아버지가 피아니스트
였습니다.
다들 그 시대에 주목을
받으실 만큼 출중할 실력을
갖고 계셨고
특히 둘째 할아버지는
"김경" 화백으로 천경자화백과
교류하며 당대 유명하셨습니다.
부산에 할아버지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작품중 하나가
제 고등학교 시절
미술교과서에 나와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집안 내력을
말씀드린 이유는
제가 핏줄에서도
증명되듯
전형적인 우뇌형 인간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릴적 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여
중, 고등학교시절
미술선생님으로부터
"넌 꼭 미대가야 한다"는 소리를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모님의 강경한
반대로 이과를 가게 되었고
그나마 차선책으로
가고싶었던 건축과도
좌절되어 결국 기계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했던 수학을
시작으로 정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등
정말 솔직히 말하면
당시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싫었습니다.
▶세월이 흘러흘러
결국은 전공을 바꿔
음악으로 새롭게 창작의 세계에
도전하게 되었을 때
미국에서 재즈화성을 공부하면서
그토록 싫어했던 기계공학 전공이
매우 도움이 많이 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열역학, 유체역학 등의 복잡한
방정식에 비하면
재즈화성에 등장하는
텐션과 같은 숫자는
제게 마치 숫자놀이하는 것처럼
어렵지 않게 오히려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재즈경영스쿨의 제소개난의
글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학비를 벌어야했기에
유학시절의 반이상은 일본식당에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식당에서 일하는
사이클로 줄곧 유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사실 음대생이 하필이면
타이트하고 힘든 일본식당에서
간장냄새, 우동국물냄새 쩔어가며
생선다듬고 고기썰고 템뿌라튀기는
일을 했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일본인 특유의
극단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지향하는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 일본식당에서 일하면서
시간, 공간, 에너지의 활용에 대한
생산성과 효율성의 비법을
익히게 되었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식 낭비제거와 정리정돈의
노하우를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재미있게도
낮에는 학교에서 음악을 통한
예술성, 상상력 등 우뇌자극
밤에는 식당에서 일을 통한
생산성, 경제성 등 좌뇌자극
이 번갈아 되면서
저의 미국유학생활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일본식당일이
1년이 지나갈 무렵 저도 모르게
일본식당안의 일하는 시스템이
오선지로 보이기 시작했고
일본식당에서 배운 생산성과
경제성, 효율성에 대한 법칙을
음악 작곡이나 편곡을 할 때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라는
재즈계 거장이 있습니다.
그가 처음 재즈씬에 발을 디딜때는
"비밥" 이라는 재즈장르가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비밥"은 매우 화려하고 복잡한 연주로
연주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중독성은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음악이었습니다
▶ 그러나 마일즈 데이비스는
정반대의 길로 갑니다.
복잡한 코드진행 그리고
"음"의 수와 스피드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케일위주의 단순한 코드진행,
"음"과 "음" 사이의 여백, 여유의 가치를
내세우며 새로운 재즈를 창조합니다.
그것이 바로 "쿨재즈(Cool Jazz)"
라고 하는 장르입니다.
나중에 이 쿨재즈를 소개할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재즈 초보자가 듣기 매우 좋은 음악입니다.
▶아뭏든 제가
이 마일즈 데이비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다른 음대학생들이
이 마일즈의 음악을 들을 때
주로 "음악적", "미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했다고 한다면
저는 이 마일즈의 음악을
"생산성" 과 "경제성"의 관점에서도
파악했다는 사실입니다.
비밥처럼 수많은 음을
빠른 스피드로 연주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해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백의 미를 최대한 사용하고
자신은 꼭 필요한 음을
필요한 자리에 배치하는
매우 "경제적인" 연주로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연주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생산성있고 효율적인 음악이
바로 "쿨재즈" 라고 인식했던 것이죠.
뿐만 아니라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을
분석할 때도
그의 몸 구조와 연주할 때의 자세,
그리고 그의 성격도
함께 음악과 연결해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과학적 감성과 예술적 논리" 란
표현을 주로 씁니다만
이렇게 음대학교와 일본식당에서
보냈던 저의 유학생활은
마치 사우나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면 건강에 도움이 되듯이
좌뇌와 우뇌의 크로스오버를
지속적으로 단련시켜주어서
더욱 음악을 또 삶을
폭넓고 깊게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에게나
아수라백작 같은 구석이
있습니다.
아수라백작의 구성 요소인 남녀를
A와 B로 한다면
우리는 살면서 각자가 정하는 A, B 요소에
따라 다양한 아수라백작을 경험하게 됩니다.
잘난 나와 못난 나, 선과 악,
대담함과 소심함 등
두 가지 속성이 내 안에 공존해
때로는 서로 싸우고 화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조금 다른 차원의 A, B 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 A, B 양쪽에 무엇을 두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정체성, 컬러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면
그것이 바로
나의 경쟁력과 차별성에도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어느 대기업 공학연구소에서
좌뇌를 혹사하는 연구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따로 B 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A 의 자리에 업무만 꽉꽉 들어차
있는 사람이 다수일 겁니다.
만약 그 연구원이
B 의 자리에 음악, 미술, 요리,
춤 등 예술을 넣어둔다면
다른 연구원과 확연히 차별이
될 것이며
공학적 관점의 A와 예술적 관점의 B가
내안에서 만나면서 활발한
변증법적 발효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연구원은
매우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업무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제는 새로움이
어느 한 분야 한 꼭지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분야대 분야 꼭지점끼리 연결하는 데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과 개인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아주 다르고 첨예한,
예리하고 날카로운
A, B 가 내재되어 있음을
봅니다.
그 A, B 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면서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액션플랜을 마구 쏟아 내는 것이죠.
▶제 경우는
대표적인 A, B 가
공학과 음악
한국과 일본
예술과 비즈니스
등
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 외에도 저는
제 삶을 살아갈 때
지속적으로 저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첨예한 A, B 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어디서나 창의성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습니다.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과 노하우에
쓴 수많은 책과 강의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저에게 창의성에
대해 묻는다면
우선 무엇보다 이 한마디를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
당신의 A, B 는
무엇인가요?
이것으로 제대로만 출발한다면
가까운 시일내에 성과를
맛보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화창한 봄날
피어나는 벗꽃처럼
여러분,
멋진 아수라백작으로
태어나시고
또 진화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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