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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니언 일본전문가

[기획연재] KPOP 한류에 일본열광, 무엇이 그들을 설레이게 하는가? @일본가요계의 KPOP 신한류열풍1

 

[일본가요계의 KPOP 신한류열풍 기획연재 1]        한일시티저널 2월호 잡지 게재


KPOP
한류에 일본열광, 무엇이 그들을 설레이게 하는가?

 

KPOP이 보아, 동방신기의 뒤를 이어 소녀시대, 카라의 진출로 일본열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한때는
일본 가요의 짝퉁이라는 말을 듣던 우리 가요가 이렇게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있다니 혹자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일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런 한류붐에 힘입어 일본의 지성을 대표하는 도쿄대에 한국학연구센터가 설립되었다는 기사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문화의 힘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필자는 음악프로듀서로서 일본에도 있었고 미국의 음대에서 유학시절에 많은 일본인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일본음악시장에 대해서는 익숙한 편이다. 현재는 귀국하여 2004년에
한일음악교류연구소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한일뮤지션교류, 콘텐츠&공연기획, 한일합동 음악페스티벌 등의 한일음악교류를 위한 다양한 일을 기획해왔다. 

음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KPOP 의 일본진출이 매우 반가우면서도 한편 마음 한 구석에는 우려가 되는 부분이나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한국 KPOP의 대표주자 아이돌그룹이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기 만족적인 평가보다 더 큰 발전을 위해 조금은 냉정하게 현실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당장의 화려한 주목보다는 이번의 일본진출을 기점으로 해서 앞으로 KPOP 이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단단한 내공을 쌓고, 한일교류에 큰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라는 취지에서 이번 KPOP 한류 시리즈 컬럼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KPOP의 일본에서의 인기이유, 일본음악시장, 한일음악교류 등 다양한 관련이슈에 대해서 컬럼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모든 글은 철저히 필자 개인의 관점에 따른 분석과 이해로부터 출발함을 미리 밝혀둔다.

 

일본인들은 왜 지금 KPOP 에 열광하는 것일까?  불과 수년전만해도 아시아 시장은 안중에도 없었던 일본 JPOP계가 한국대중음악계에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회춘(回春)하고 싶다.  한국의 젊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 상황을 정확히 이야기하면 일본인들은
KPOP 의 음악 자체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 자체, 그의 비쥬얼, 스타일, 그가 하는 댄스, 퍼포먼스 등 사람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음악가인 조성우씨는 다음과 같이 솔직히 고백한다.  

한국의 영화음악가로서 일본 대도시를 순회하며 한국 영화음악 공연을 가진 적이 있다.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은 내 음악 때문이 아니라 배용준씨가 출연한 영화 <외출>의 음악을 맡은 덕이었다. 당시 공연을 찾아 온 청중의 거의 전부는 음악 애호가들이 아니라 40~50대 주부들로 구성된 배용준씨의 광적인 팬들이었다. 일본 음악가들의 한국공연을 찾는 관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음악 애호가들로 구성된 것과는 딴판이다. 음악이 좋아서 찾아 온 한국의 청중들과 달리 일본의 청중들은 종교적인 수준으로 열광하는 한국 배우들을 향한 연민을 음악을 통해 느끼고 싶어 하는 듯했다.”


사실 이번 소녀시대, 카라 등의 일본 선전을 다루는 현지 언론을 잘 살펴보면
음악성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없다. 그 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소녀시대의 늘씬한 각선미”, 그리고 카라의 섹시한 엉덩이이다.

 

 

 

그리고 소녀시대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10~20대 일본 젊은 여성들은 인터뷰에서 하나같이 소녀시대의 비쥬얼, 스타일을 닮고 싶다는 말을 주저하지 않는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어울리지 않을 분위기다.

오프라인 음반매장인 HMV재팬의 요코오 켄스케 상품관리판촉부장은다소 침체한 일본 음악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K-POP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일본 가요계 관계자들 또한 음악 자체에 대한 언급보다는 현재 침체된 일본음악시장의 돌파구 역할을 KPOP 이 얼마나 해줄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이 많다.


한마디로 무슨 음악을 들고 나오건 일본음악시장에서 많이 팔려 활력를 불어넣어 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들이 열광하는 것은 한국의 음악이 아니다. 한국의 에너지다. 그리고 한국 아이돌의 화려한 비쥬얼와 스타일은 그 강력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현재 일본은 늙어가고 있다. 인구 중에 고령자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고 침체되어 가는 분위기다.  
그들에게는 회춘할 수 있는 처방전이 필요한 것이다. 

중년의 아줌마, 할머니들은 욘사마를 통해서 잊었던 젊음을 되찾고 젊은 여성은 동방신기, 소녀들과 남성들은 소녀시대와 카라를 통해서 역동적인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 들이 무슨 음악을 하건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 음악을 위해 춤추고 노래하고 퍼포먼스하는 그들 자체, 그리고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를 갈구하는 것이다. 

 

서로 돈이 된다.  상생구조가 성립한다.


사람이건 상품이건 자본주의 생리상 돈이 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어있다.


일단 시장을 먼저 보자.
일본 시장은 2009년도를 기준으로 약3 400억엔으로 1위인 미국 약3 900억엔 시장규모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음악시장이다.  한국은 약 120억엔으로 일본 시장의 1/30 에 불과하다.


한국산업이 내수시장이 작아 많은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수출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듯이 KPOP 도 정확히 이에 해당된다. 특히 아이돌 그룹은 근래 부쩍 늘어나
국내 시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필히 해외에 진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 중 바로 옆에 있는 세계 제2위의 음악시장인 일본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반면, 일본의 관점에서는 현재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일본음악시장업계에 활력을 넣기 위해서 KPOP 가수가 제격이다.  왜냐하면, 일단, 매우 엄격하고 치열한 경쟁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한국 거친 연예계에서 살아남은 준비된 신인을 바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타고난 예술적 끼가 있는 민족성에다 소위 엘리트를 뽑아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시켜서 데뷔전에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재목을 키워내는 시스템은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일본의 메리트는 이런
신인을 육성할 필요없이 준비된 완성도 높은 스타를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잘만 골라서 한국에 데뷔시키면 바로 어느 정도의 CD 판매와 콘서트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도 일본음악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소녀시대가 8.9억엔, 카라는 13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이렇게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구조가 성립되기에 KPOP 의 일본진출이 지속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류기획자의 스피디하고 과감한 전략과 운()


강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시아시장에서 KPOP의 성공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일본이 아시아시장을 경시했고 중국이 도왔다지금까지 일본은 저작권 보호도 받지 못하는 매우 작은 아시아의 음악시장보다는 차라리 내수시장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그 동안 아시아의 시장은 커지고 있었고 그 때 일본을 대신해서 중국 컨텐츠가 그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등장한 한류콘텐츠가 중국 콘텐츠보다 훨등히 품질이 좋았던 덕에 손쉽게 동남아, 아시아 시장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대적 흐름이 가져온 운(
) KPOP 의 성공을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 틈을 놓지지 않고 민첩하게 전략을 세우고 과감하게 행동에 밀어붙인 한류기획자가 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회장 이다. 

 특히, 이수만회장은 일찍이 HOT 에 열광하는 중국 청소년을 보고 KPOP 의 아시아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읽었다.  그리고 과감하게 일본 에이벡스와 합작을 통해서 보아, 동방신기와 같이 걸출한 스타를 키워내어 KPOP 의 일본진출을 선도했다.

그 이후 그를 벤치마킹한 수많은 연예기획사들에 의해서 해외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KPOP 아티스트가 양성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소녀시대와 카라가 일본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보아와 동방신기의 활약이라는 밑거름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도 현재 전 세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소셜미디어, SNS 도 한류팬을 양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그 중 하나인 유튜브는 KPOP의 다양한 콘텐츠를 전 세계 팬들과 실시간으로 유통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었는데, 무엇보다 춤과 외모 등 비쥬얼이 강한 KPOP 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콘텐츠매체가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유튜브를 시작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의 활용은 해외프로모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절감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고 현지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도 있었다.  소녀시대의 경우도 일본에서 데뷔공연을 하기 전에 이미 유튜브를 통해서 상당한 수의 일본인이 소녀시대의 음악을 접한 것이 일본진출성공에 큰 원인이 되었다.

 

, 그렇다면 일단 위와 같은 이유로 일본인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KPOP 은 무엇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까?

 

이제는 자극보다는 감동을,  엔터테이너보다는 뮤지션을 추구하라


음악으로서 얻을 수 있는 체험이 크게 2가지가 있다고 하나면
자극과 감동이다.


특히,
이 자극이라는 것은 화려함, 섹시함, 다이나믹함을 필두로 몸의 감각을 터치하여 흥분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감동은 마음을 터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KPOP이 어필하고 있는 부분은 감동보다는 아직 자극쪽이 훨씬 많다. 섹시함, 멋지고 쿨함, 강렬함 등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화려한 비쥬얼과 퍼포먼스 등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음악은 단지 서포트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런 비쥬얼의 강점도 지금 시대에는 막강한 경쟁력이기에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다.   그 것도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더욱 세련되게 다듬어나가되 이제는 조금씩 감동의 코드에 눈을 돌릴 때가 온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일본인, 아시아인의 감성을 잘 건드리고 감동시킬 수 있는지 연구할 때가 온 것이다.  여기에서 비로소 음악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고 진정한 음악성에 대해서 논하게 될 것이다.


 얼마전 홍익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인디 레이블 협의체인서교음악자치회는 최근 일본의 인디음악 유통사인 바운디와 파트너십을 맺고서울 도쿄 사운드 브리지라는 타이틀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본 도쿄 시부야의 밀키웨이 라이브클럽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 한국에서는 펑크밴드 크라잉넛과 모던록밴드 보드카레인, 일본에서는 피아노록 뮤지션 피아노잭과 모던록밴드 오또가 참여했.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인디밴드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일본음악시장에 한국의 인디밴드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발전과 음악적 성숙이 따라 올 것이다. 


이제는 발라드, 힙합, , 포크,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뚫어나가야 한다 
춤과
비쥬얼로만 승부를 거는 엔터테이너뿐만 아니라 진정 음악성있는 아티스트도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야 한다.  

 


일본음악시장파악, 일본음악산업의 앞선 인프라 도입과 노하우습득


그러기 위해선 일본음악시장을 이제는 전략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인프라과 노하우는 조속히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한때 일본에 머물렀을 때 접한
일본음악시장이란 한마디로 마치 거대한 바다와 같았다.
멸치와 같은 작은 어종부터 상어, 고래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종류의 어류가 살고 있는 바다. 

오랜시간에 걸쳐 쌓아온 그들의 음악적 기반과 성숙된 환경에 연일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일본이 미국 다음으로 큰 음악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객관적인 통계치는 뒤로 하더라도,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음악장르가 공존하고 있고, 수많은 인디뮤지션들의 장인정신, 엄격한 저작권보호, 음악산업의 선순환생태계를 지지하는 단단한 인프라,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대로 소비해줄 줄 아는 일본대중들의 성숙하고 수준높은 자세와 그 음악적 이해도에 놀란 적이 더 많다.  역시 좋은 관객이 좋은 음악을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음악시장은 어떻게 본다면 하나의 어항이라고 볼 수 있다. 
바다에서는 수많은 어종과 태풍과 같은 다양한 자연환경 등이 어우러져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면, 이 어항에서는 어항의 주인이 지금 트렌드, 유행에 따라 인기있는 어종만 구입해다 기를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어항의 주인들도 그 어종이 인기있다고 해서 죄다 그 어종을 사들여 어항에 풀어댄다.  그리고 그 어종의 물고기를 사육한다.
여기서 이 어종은 음악의 장르를 의미한다.


이 어항속의 금붕어가 우연히 바다 속에 빠져서 그 화려하고 선정적인 자태로 잠시 관심을 끌지는 모르겠지만, 그 바다 속에 있는 수많은 어종과 예측할 수 없는 태풍에 휩쓸려 언제 생명을 다할 지 모르는 일이다.

그 만큼 일본대중음악의 역사는 깊고 음악시장은 양과 질 모두 풍성하여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일본음악시장, 일본의 음악산업구조, 일본의 뮤지션 등에 대해서는 차차 이 시리즈에서 다룰 예정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의 대중음악계는 현재 주목받는 아이돌그룹이나 당장 돈이 되는 것에 머물지말고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여 소수의 한류스타가 아닌 나머지 95% 이상 되는 한일뮤지션과 음악관계자, 한일음악의 다양한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KPOP 스타를 배출할 수 있는 내공은 그 곳에서 나올 것이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배우고 받아들이고, 더나아가  처음부터 한국시장만이 아닌 일본시장, 그리고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까지 우리의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의 우수한 인프라, 자본력, 숙련된 음악관계자 등과 협력하여 함께 중국, 미국, 유럽 등 더 큰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상생관계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 한국음악계와 일본음악계 이 둘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상생관계로 디자인할 수 있을 때 진정한 KPOP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